커뮤니티 심리학으로 뜯어보는 ‘체류시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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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 목적지형(사고 끝), 당근 = 광장형(구경이 계속)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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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은 “동네”라는 맥락 위에 변동 보상 + 신뢰 점수 + 관계의 후속 과제를 올려, 나가기가 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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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시간은 기능 차이가 아니라, “나는 여기서 무엇이 되는가(정체성)”의 차이에서 갈립니다.
Step 0. 30초 자가진단: 당신은 어디에 더 오래 붙잡히나요?
✅ 무신사에서 오래 머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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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뭐가 유행이지?” 트렌드 탐색 → 장바구니/결제까지 한 번에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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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어울리는 것’이 명확할수록 빠르게 끝납니다.
✅ 당근에서 오래 머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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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게 없어도 ‘동네 소식/나눔/사건(?)’을 훑다가 시간 순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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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끝나도 채팅/후기/매너온도/다음 약속이 남습니다.
“요즘은 ‘선택’ 자체가 피로가 되는 시대죠. 이 배경은 여기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 디지털 피로와 선택 과부하의 시대 – 우리는 왜 ‘고르는 것’조차 피곤해졌을까”
무신사 vs 당근마켓 체류 성격 비교표
| 구분 | 무신사 | 당근마켓 |
|---|---|---|
| 사용 목적 | 목적형 쇼핑 + 트렌드 파악 | 일상 탐색 + 동네 소통 |
| 핵심 심리 | 취향/이미지(자기표현) | 소속감/상호 호혜(동네 관계) |
| 체류 동력 | “내 스타일 정답 찾기” | “지금 동네에서 무슨 일?” |
| 보상 체계 | 상품 발견(비교적 확정적) | 피드/나눔/사연(변동적) |
| 상호작용 | 리뷰/스냅/찜/구매 | 1:1 채팅/댓글/매너온도 |
| 종착지 | 결제 완료(수렴) | 관계와 이야기(발산) |
“참고로 ‘옵션이 많을수록 더 담게 되는’ 심리도 체류시간을 늘립니다 → 옵션 선택의 심리학 – 우리는 왜 ‘기본 가격’보다 옵션을 더 많이 담을까”
1) 숫자로 보면 더 직관적입니다: ‘체류시간’의 결이 다르다
와이즈앱·리테일의 2025년 8월 리포트 요약에 따르면, 당근은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이 2시간 30분 수준으로 언급됩니다.
반면 패션 앱 쪽 자료(표본/OS/기간이 다른 자료이긴 하지만)에서는 2024년 3월 기준 무신사의 1인당 이용 시간이 약 42.9분으로 제시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당근이 무신사를 이겼다”가 아니라, 앱이 시간을 쓰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무신사 체류는 ‘구매 결정’을 위해 에너지를 쓰는 시간이고, 당근 체류는 ‘동네 드라마’를 구경하며 에너지를 얻는 시간에 가깝습니다.
2) 당근은 커머스가 아니라 ‘마이크로 사회’를 판다
무신사는 좋은 편집숍입니다. 들어가면 예쁜 옷이 있고, 취향이 맞으면 구매하고 나옵니다.
그런데 당근은 동네라는 “지리적 공동체”를 앱 안에 그대로 옮겨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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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네 사람이 올린 글은, 이상하게 남 일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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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아니라 사연이 붙습니다. (“이사라 급처”, “아이 장난감 나눔”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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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는 물건 교환이지만, 실제로는 관계의 예열이죠.
이 순간부터 사용자는 “고객”이 아니라 동네 구성원이 됩니다.
그리고 구성원 모드로 들어가면… 앱은 ‘쇼핑’보다 훨씬 오래 붙잡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격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더 오래 머뭅니다. 가치 소비 흐름도 같은 맥락이에요 → 2025년 소비자들은 왜 ‘가성비’가 아닌 ‘가치 소비’를 택하는가”
3) 변동 보상: 당근 피드는 ‘예측 불가능한 동네 리얼리티 쇼’
사람 뇌가 가장 좋아하는 건 “항상 좋은 보상”이 아니라, 가끔 터지는 보상입니다.
이게 습관형 제품의 대표 메커니즘이고, Nir Eyal의 Hook 모델에서도 핵심 축으로 설명됩니다.
당근 피드는 매번 결말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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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황당한 나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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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동네 맛집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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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강아지 실종, 또 어떤 날은 “무료로 가져가세요(진짜?)”
이 랜덤성이 “한 번만 더 스크롤”을 만듭니다.
Hook 모델(Trigger–Action–Variable Reward–Investment) 더 알아보기
4) ‘빚진 느낌’이 앱을 다시 열게 만든다
커뮤니티는 늘 주고받기 위에서 굴러갑니다.
Robert Cialdini의 설득 원리에서도 상호성(Reciprocity)은 “돌려줘야 할 것 같은 마음”을 만든다고 정리됩니다.
당근에서 자주 생기는 후속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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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 늦게 했는데, 예의상 한 번 더 확인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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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받았는데, 감사 인사라도 남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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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시간을 바꿔야 하는데 지금 말해야 하네”
이런 작은 의무감이 알림이 없어도 앱을 열게 만드는 내적 트리거가 됩니다.
Cialdini의 ‘상호성(Reciprocity)’ 원리 요약
5) 신뢰 점수(매너온도): “거래”를 “평판 게임”으로 바꿔버린 장치
당근의 매너온도는 36.5도에서 시작해 활동에 따라 변하고, 최대 99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안내됩니다.
여기서 심리학 포인트는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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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돈보다 평판에 민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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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동네’처럼 관계가 반복될 수 있는 공간에서는 더요.
그래서 당근의 체류는 “뭘 살까?”보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일까?”로 넘어갑니다.
이때부터 앱은 단순 쇼핑 앱이 아니라 사회적 자아를 관리하는 공간이 됩니다.
6) 무신사가 약한 게 아니라, 무신사는 ‘끝이 있는 설계’다
오해는 하지 맙시다. 무신사는 체류 장치가 없는 앱이 아닙니다.
다만 무신사가 설계한 체류는 대부분 구매 전환을 위한 직렬 코스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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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탐색 → 비교 → 찜 → 장바구니 → 결제
이 흐름은 완벽하지만, 결제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닫히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당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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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 구경 → 채팅 → 약속 → 거래 → 후기/매너 → 다음 구경
처럼 끝이 아니라 다음 회차로 넘어가는 시즌제 구조에 가깝죠.
결론: 체류시간은 기능이 아니라 “정체성”이 만든다
무신사에서 우리는 취향을 소비하는 사람이 됩니다.
당근에서 우리는 동네의 구성원이 됩니다.
그래서 질문을 이렇게 바꾸면 핵심이 더 선명해집니다.
당신의 서비스는 유저를 ‘고객’으로 대하나요, 아니면 ‘구성원’으로 대하나요?
체류시간은 그 한 끗에서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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